




가까운 지인의 배신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세 남매가 수년 만에 재회한다. 아버지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, 거대한 음모의 중심에 선 권력자에 맞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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허허벌판, 바람에 흙먼지만 날리던 땅 위에 한 사내가 올라선다. 논과 뽕밭뿐인 남쪽 벌판을 내려다보며 그는 머지않아 이곳에 빌딩이 늘어서고 돈이 강물처럼 흐르는 새로운 도시가 세워질 것이라 장담한다. 아직 집 한 채, 길 하나 없는 황무지에 거대한 욕망과 정치권력의 그림자만이 먼저 도착해 있는 장면, 그것이 이 작품이 그리는 시대의 출발점이다.
실제로 1970년대의 강남은 정확히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졌다. 정부 주도의 영동 개발 계획에 따라 뽕밭과 논밭이던 지역은 불과 몇 년 사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신흥 부촌으로 탈바꿈했고, 도로와 다리가 놓이며 땅값은 하루아침에 치솟았다. 이 급격한 개발 과정에서 정보와 인맥을 쥔 소수가 먼저 땅을 선점해 막대한 부를 쌓았고, 도시는 세워졌지만 그 밑에는 특혜와 투기, 정경유착의 그림자도 함께 묻혔다.
극 중 아버지의 죽음을 딛고 삼남매가 맞서는 '거대한 음모의 정점에 선 권력자'는 특정 실존 인물을 그대로 옮긴 존재라기보다, 유신체제 말기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며 견제받지 않던 당대의 공기를 빌려온 인물에 가까워 보인다. 부의 신화 뒤에 숨은 강압적 권력 구조야말로 이 복수극이 딛고 선 진짜 시대적 토양인 셈이다.
1972년 유신헌법 이후 장기화된 이 권력 집중은 1979년 가을 부산과 마산에서 터져 나온 반정부 시위, 이른바 부마항쟁으로 균열을 드러냈다. 거리의 저항 앞에서 정권 내부는 강경 진압과 수습 사이의 갈등으로 쪼개져 갔고, 그 균열은 곧 궁정동의 한 저녁,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폭발한다. 강남의 빌딩 숲을 세운 시대와 그 시대를 끝낸 총성은 사실 같은 뿌리에서 자란 것이었다. 18년 권력의 종말이 시작된 그날의 전모는 10.26 사건 페이지에서 이어진다.
사건을 따라가며 다른 시대, 다른 작품으로 계속 이어가 보세요.